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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공장(Smart Factory), 제조혁신 활동의 목적이 아닌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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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MPSYTEM 댓글 0건 조회 103회 작성일 23-12-08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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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범 울산과학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kbkim@uc.ac.kr

4차 산업혁명의 기술발전에 따른 스마트공장 구축은 제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일종의 트렌드로 인식되고 있다.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한 각종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성공적인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한 몇 가지 고려사항을 제안한다.

[사진=게티이미지]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이 처음 소개된 이후 독일, 미국, 일본 그리고 중국까지 각국의 제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oT, 5G, 엣지/클라우드 등의 네트워크 컴퓨팅 기술을 기반으로 센서, 로봇 등의 하드웨어와 인공지능, 빅데이터, 디지털 트윈 등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하여, 더욱 높은 생산성을 구현하고자 선진 제조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공장 구축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자국의 제조업을 지키고 육성하고자 각국이 보호무역주의에 기반한 리쇼어링(Reshoring : 제조업 회귀) 전략을 추진하면서 이제는 기업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제조업 육성 전략의 근본적인 배경은 제조업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 이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데 있다.

노동인구의 감소, 인건비의 증가, 원자재 가격 상승, 경기 둔화에 따른 내수 부진 등 제조업이 십수 년 전부터 겪어온 문제에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이로 인해 촉발된 소재·부품의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장기간 계속되면서 전 세계 제조업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위협요인은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기술 및 자본력, 그리고 조직 및 인력구조가 취약한 중소 제조기업에 더 심각하게 작용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 제조기업이 전체 제조기업 수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 중 많은 기업이 부가가치가 낮은 하도급 그리고 저임금의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사업구조로 되어 있다. 이로 인해 제조업 위기의 파고를 넘기 힘든 상황이며,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기업 경영성과의 회복은 매우 더디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2014년부터 제조업 경쟁력의 강화, 특히 중소 제조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혁신 3.0’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지원, 스마트공장 코디네이터 활동, 대기업의 기술지원 등을 통해 스마트공장 구축 및 고도화 사업을 시행함으로써 올해 2022년까지 3만 개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목표로 제조혁신 정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스마트공장 구축의 양적 성과보다는 제조혁신 활동을 통해 제조기업의 생산성, 품질, 납기 대응력이 얼마나 좋아졌는가이고, 더 나아가 기업의 경영성과가 얼마나 개선되었는가일 것이다.

실제로 정부의 지원사업으로 공정의 자동화와 정보화를 통해 제조 경쟁력의 가시적인 개선이 이루어진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제조기업의 성과 개선과는 무관하게 솔루션 공급기업의 판매실적만 올려주는 정책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일차적인 원인은 정책의 방향과 집행과정에서의 미흡에 있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중소 제조기업의 스마트공장 개념에 대한 이해와 제조혁신 활동 추진전략의 부재로 인해 발생한다.

단순히 정보화 시스템 또는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자동화 설비를 추가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제조 경쟁력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수단으로 스마트공장을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중소 제조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제안하고자 한다.

 

경영성과에 기여하는 스마트공장 구축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고자 하는 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실무자에게 ‘당신네 회사가 추구하고자 하는 스마트공장의 개념’에 관해 물어본다면 어떻게 대답할까? 정확한 통계가 나와 있지는 않지만, 필자의 경험상 열에 아홉은 다음과 유사한 개념을 언급할 것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자동화 장비로 이루어져 사람이 생각하여 판단하거나 힘든 노동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돌아가는 공장. 스마트공장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로서는 맞는 개념이다. 그리고 실무자가 이렇게라도 완결된 형태로 답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인 상황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위에서 언급된 단어들은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해 얻고자 하는 일차적인 목적은 제조 경쟁력 강화이다. 제조업의 경쟁력은 기본적으로 Q(Quality : 품질), C(Cost : 원가), D(Delivery : 납기) 경쟁력으로부터 나온다.

고객이 만족할만한 품질의 제품을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최소의 원가로 공급하는 것, 이것은 시기를 막론하고 모든 제조업이 추구하는 가치이다. 그리고 이러한 제조 경쟁력 강화를 통해 경영성과의 개선을 이끌어내는 것이 스마트공장 구축의 가장 중요한 목적일 것이다.

우리가 스마트공장 하면 쉽게 떠올리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등은 이러한 경쟁력 강화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QCD 경쟁력 확보, 즉 ‘높은 생산성과 품질수준으로 돈 버는 공장’을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는 것이지, 스마트공장 구축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진=셔터스톡]

 

기술에 대한 막연한 신뢰는 위험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려는 기업들은 기술에 대해 막연한 신뢰를 해서는 안 된다. 즉 ‘첨단 기술이 우리 공장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만능은 아니다’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앞서도 언급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기술은 분명히 우리 제조기업의 생산, 품질, 납기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만 있으면 스마트공장이 저절로 구축되고, 수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공장의 고질적인 문제가 단번에 해결된다는 막연한 믿음은 절대적으로 위험하다. 도입할 기술에 대한 검토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현재의 공장의 문제점을 철저하게 분석하는 것이 먼저이다.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별로 4M(Man, Machine, Material, Method)의 관점에서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공정 데이터를 관리해야 하는지 등을 파악하고, 관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수집부터 해야 한다.

이후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서 적용 가능한 기술을 검토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기술의 성숙도 즉, 제품의 양산과정에서 적용할 수 있을 정도의 신뢰성을 가졌는지의 여부, 그리고 이를 적용했을 때의 투자액회수기간(Return On Investment) 등 경제적 관점에서의 적용 타당성에 대한 검토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현장의 낭비개선 활동부터 시작해야

제조업의 생산현장에는 많은 불합리한 요인들이 존재한다. 작업자의 불필요한 동작, 불량의 발생, 자재의 공급지연, 설비의 비가동, 그리고 공정 및 설비 배치에 따른 복잡한 물류동선 등 생산 효율을 저해하는 요인을 우리는 ‘낭비(Loss)’라고 칭한다. 스마트공장 구축을 포함한 제조혁신 활동은 이러한 현장의 낭비 요인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공장의 구축 활동의 큰 축인 공정 자동화를 생각해 보자.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로봇 도입을 통해 자동화한다고 할 때, 어떤 로봇을 도입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기에 앞서 작업자의 움직임에 포함된 낭비 동작을 줄이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자재 공급 등을 자동화하려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자재창고에서 특정 공정까지의 자재운반을 수작업이 아닌 무인 운반차(AGV : Automated Guided Vehicle)를 통해 자동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물류 작업자가 불필요하게 돌아가는 운반 경로를 효율화하여 운반의 낭비를 줄이는 개선 작업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큰 비용을 투자하여 설치해 놓은 첨단 로봇과 AGV가 낭비 가득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무리 첨단 기술이 도입된 공장이라 하더라도 현장의 낭비개선 없이는 높은 생산성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제조혁신을 향한 긴 여정으로 인식

스마트공장은 단기간에 또는 일회성 활동으로 구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공적인 제조혁신 활동을 위해서는 현재 우리 공장의 수준에 대한 명확한 진단이 우선이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 기업이 확보해야 하는 제조 경쟁력을 단기 그리고 중장기로 나누어 정량화된 목표를 설정하고, 현재의 수준에서 목표 수준까지 도달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도출하는 작업이 이어서 진행되어야 한다.

그 과제 중에는 생산현장의 작은 개선 활동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있을 것이고 업무 프로세스의 변경, 설비투자나 IT시스템 도입 또는 신기술 개발 등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제도 있을 것이다. 도출된 모든 과제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기보다는 실행 가능한 영역에서부터 작게 시작하여 꾸준히 지속해서 추진해야 한다.

양산 프로세스에 적용하기에 아직 성숙하지 않은 기술들을 대규모로 도입하여 큰 위험요인을 감내하기보다는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과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어떤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추진전략 및 실행 로드맵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기획과정은 제조현장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제조기업 자체적으로 소화해야 한다. 외부의 컨설팅 업체 또는 솔루션 공급기업에 의존해서는 우리 기업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스마트공장을 구축할 수 없을 것이다.

제조업이 처한 환경은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다.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공장이 우리의 제조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좋은 기회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스마트공장이 지금 생산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줄 것이라 기대하는 것보다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인식해야 한다.

우리의 제조현장에 적합한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는 기업만이 이러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김기범 울산과학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kbkim@uc.ac.kr

출처 : 품질그리고 창의 - 2022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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